본문 바로가기

산행/백두대간

백두대간 여원재-만복대-성삼재 (2010.5.8)

728x90

 

 

 

원주-청주

금요일 퇴근 후 배낭을 챙겨  기름을 가득 채우고 청주로 차를 몰고 간다.

02:20에 일어나 아내가 차려주는 된장국으로 이른 아침을 먹고 김밥과 식수, 간식거리를 챙긴 후 03:00 청주의 아파트를 출발한다.

청원 IC에서 경부고속도로를 진입하여 대전-통영 고속도로를 달리다 졸음이 와, 예전처럼 덕유산 휴게소에 들려 잠시 눈을 붙인다.

88고속도로는 2차선이라  대형차에 막혀 국도보다 못한 고속도로가 되어 버렸다.

요즘 4차선 공사를 한다하니 고속도로로서의 이름 값을 제대로 할 것을 기대한다.

2번의 차 알바를 하고 26번 국도상의 여원재에 도착하여 공터에 주차시키 후,

길을 건너 운성대장군이 지키는 들머리에 드니 06:00다

 

 

여원재-수정봉 (07:20)

여원재는 남원-함양간 국도가 통하고, 이성계가 여인의 꿈 계시를 듣고 왜적에 대승하여 사당을 지어 여원이라 하였고,

여원치란 지명이 생겼다 한다. 이곳에서 보는 저녁노을이 유명하여 운봉 8경의 하나인 여원낙조라 불리운다.

소나무가 즐비하게 서 있는 등로를 따라 오르니 무리없는 산행길이다.

아직은 선선한 아침이기에 산행하기에 적당한 날씨다. 뒤 돌아 보니 고남산이 자리하고 있다.

아침부터 예사롭지 않은 햇살이 비치는 것을 보니 오늘도 한 낮에는 여름 날씨일것 같다.

705봉에서 내려서니 우마차 정도가 다닐 수 있는 입망치. 다시 오름길을 무리없이 올려치니 수정봉이다.

고남산이 마주 보이며 수정이 나온다는 암벽이 있어 수정봉이라 불리워졌고, 정상에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었다.

 

 

수정봉-노치샘 (08:00)

하산 등로 곳곳에 리본이 달려져 있어 큰 무리없이 노치샘이 있는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노치마을은 유치삼거리의 매요마을과 함께 백두대간이 마을을 통과 하는 곳이다.

마을 직전의 당산에는 큰 아름드리 소나무가 4그루 줄이어 서있고, 일제가 나라의 정기를 없앤다고 마루금에 쇠물을 부었다는 마을이기도 하다.

백두대간이 마을로 통하니 만큼 1년에 한번씩 백두대간 산신제를 지낸다고 한다.

이제 덕유산권이 끝나고 지리산권이 시작되는 곳이다. 산세도 낮고 부드러운 산에서 1,000고지가 넘는 웅장한 산세가 펼쳐진다.

노치샘에서 물 한 바가지 떠 벌컥벌컥 들이키니 시원함이 온몸으로 타고 내린다.

 

 

노치샘-고기삼거리 (08:27)

마을길을 따라 걷다보니 730번 지방도가 지나는 2차선 도로가 대간길이 된다.

한층 후끈해진 아스팔트의 대간길을 따라 걷다보니 백두대간 특별법이라도 만들어 대간길을 특별 보호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나라의 등줄기인 대간길을 백두대간답게 가꾸어 국토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도록 위정자들은 노력해야 할 것이다.

30여분간 아스팔트의 대간길을 걸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덧 고기삼거리이다.

 

 

고기삼거리-큰고리봉 (10:15)

다리 건너기전 왼쪽의 오름길을 오른다. 큰고리봉까지 3Km이고, 600m의 고도를 극복해야한다.

쭉쭉 뻗은 소나무가 울창하게 서있어 초반에는 솔잎 등로의 편한 오름길이라 융단처럼 푹신하다 .허나 어느정도 오르니 더위에 숨이 턱턱 막힌다.

500m마다 표지목이 있어 거리감을 알 수 있고, 7부 능선부터 2개의 봉우리가 마주보고 있는 모습이 바라 보인다.

 

 

큰고리봉-정령치 (10:35)

큰고리봉에 올라서니 사방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앞으로 가야할 만복대가 우측으로 보이고, 좌측으로 세걸산(1,222m) ,팔랑치, 바래봉(1,165m)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인다.

정상에서 펼쳐지는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내려서니 바래봉으로 가는 철쭉 산행객들이 줄을 이어 오른다.

아직 이상저온으로 고지대에는 철쭉이 봉우리만 올려놓고 있다.

 

 

정령치-만복대 (11:40)

끊임없이 올라오는 산행객에 길을 비켜주고 있자니 시간이 많이 지체된다.

이제 허기가 져온다. 정령치에 내려서며 아래의 737번 지방도로를 내려보니 구불구불한 도로가 정상까지 이어져 있다.

정령치는 마한 왕이 정씨성을 가진 장군으로 하여금 성을 쌓고 지키게 한데서 유래되었고, 신라의 화랑이 연마하던 곳이라 한다.

많은 바래봉 산행객들이 이곳에서 오르고 있고, 나무의자에 앉아 김밥을 꺼내 한개씩 입에 넣는다.

식사 후 반대쪽과는 달리 만복대 방향으로 나홀로 나무계단을 오른다. 등로 옆으로 얼러지의 군락이 만발하여 여러모양의 자태를 자랑한다.

정오의 후덥지근한 여름날씨다. 오르는 도중 능선길이 훤히 보이는 바위 위에 앉아 사과를 한 입 베어물고 시원한 바람에 몸을 맡긴다.

완만한 경사지라 어렵지 않게 오늘의 최고봉인 만복대(1,433m)에 오르니 사방이 훤히 트여 시야가 좋다.

 

 

만복대-묘봉치

만복대는 지리산 10승지의 하나로 정상부위는 넉넉한 목장지처럼 생겼고, 많은 사람들이 복을 누리고 살 수 있다는 데서 유래 되었다.

아름답고 포근한 반야봉이 가까이 보이고,  장쾌한 지리 주능선 100리 길이 한 눈에 들어온다. 연신 카메라 셔터에 손이 간다.

남원시 주천면, 산내면, 구례군 산동면에 위치하고 있으며, 만복대 묘봉치 구간은 지리산의 억새군락지로 유명하다.

성삼재에서 올라오는 산행객들이 줄이어 오르고, 등로옆으로 노란 양지꽃이 눈에 많이 띈다.

 

 

묘봉치-작은고리봉 (13:00)

산죽과 관목이 등로상에 빼곡히 자라고 있어 바람 한 점 들어오지 않을 정도이다.

가끔 나타나는 골짜기의 골바람을 맞을때의 쾌감은 산에서 느껴본 사람만이 그 짜릿한 맛을 알것이다.

성삼재에서 늦게 출발한 대규모 대간부대와 교차하며 덕담을 나누기도 한다.

몇개 봉우리의 8,9부 능선에 형성된 등로를 지나고  마지막 경사를 치켜 오르니 작은 고리봉이다.

성삼재가 가까이 보이고 노고단과 종석대가 눈앞에 보인다. 종석대는 처음 지리산 당일종주에 들때 멋도 모르고 올라본 봉우리이기도 하다. 

원래 대간길이었으나 요즘은 잘 조성된 등산로를 이용한다.

 

 

작은고리봉-성삼재 (13:40)

현기증이 날 정도로 한낮의 태양빛이 뜨겁다. 하지만 산행종점이 코앞이니 힘이 절로 난다.

성삼재에는 많은 인파들로 가득 차있다. 우선 화장실에 가서 땀에 절은 얼굴을 씻으니 개운해 진다.

성삼재의 휴게소에 들려 음료를 사서 시원하게 목에 넘기며, 나무의자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쐬니 마냥 상쾌해진다.

고리봉에서 하산하며 콜한 운봉의 개인택시 기사가 오기를 기다린다. 차가 있는 여원재까지 50분정도 소요되는 거리이고 택시비가 35,000원이다.

강원도에서 서북능선의 지리산은 멀고도 긴 여정의 길이다.

 

 

여원재 성삼재구간을 애써 찍었던 카메라를 여원재 도로옆 공터에 빠뜨리고 왔다.

안타까운 마음에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코스 : 여원재-입망치-수정봉-노치샘-고기삼거리-큰고리봉-정령치-만복대-묘봉치-고리봉-성삼재

산행시간 : 7시간 40분

거리 : 20.6Km

인원 : 홀로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