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은 산 충북 50선'에 선정된 미답지의 산을 돌아보다 제천의 시랑산을 찾기로 한다.
제천 봉양읍에 자리한 시랑산은 박달재에서 들, 날머리로 한 원점회귀 산행이다.
충주를 지나 38번 도로를 타고 박달재 교차로에서 옛 도로를 탄다.
박달재를 찾는 차량들 외에 뜸한 도로를 타고 산허리를 돌아 목적지로 잡은 박달재에 도착한다.
박달재의 파크텔 건물의 광장 스피커에서는 울고 넘는 박달재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구슬픈 노래를 들으며 카메라와 스틱을 챙기며 산행 준비를 한다.
1997년 박달재 아래쪽에 터널이 생기면서 관광객이나 산객들 외에는 인적이 드물다.
파크텔 옆에 있는 시랑산 등산 안내도를 보며 산행을 출발한다.(10:44)
완만한 경사의 산길을 따르다 보니 박달재 옆으로 옛길의 흔적과 이정표가 나타난다.
박달재 옛길은 도로가 건설되기 전 옛사람들이 흔히 다니던 길이었고
예전에는 제천에서 충주로 넘어가는 유일한 통로였다고..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어느 쪽으로 가도 잠시 후에 다시 만난다.
울창하게 자란 푸르른 나무 숲을 보며 걸음을 옮기다 보니..
다시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왼쪽은 단군비석 가는 길이며 정상으로 우틀..
푸른 이끼에 날파리들이 앞을 가리며 거미줄이 온몸을 휘감는다.
베어 논 나무 위에 오뚝하게 자라는 버섯 무리들이 눈길을 끌고..
고사리가 많이 자라는 고사리 밭 사이로 산길이 이어지면서..
경사를 올라서니 계곡에서 주능선을 만나는 갈림길이기도 하다.
삼거리 갈림길에는 박달재와 정상까지 1.7km라는 이정표가 서있고..
길을 따라가다 보니 작은 봉우리에는 좌틀하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내려서는 산길 주변에는 춤을 추 듯 웨이브로 자라는 소나무가 보이고..
우람한 소나무를 훼손한 일제의 흔적이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주변에는 소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시랑산에는 콩과의 식물인 붉은빛 초록싸리꽃을 아직 볼 수 있다.
봉우리에 올라서자 벌목지로 조망이 터지며 정상 방향이 바라보인다.
안개가 자욱하였는데 아직 희뿌연 가스가 먼 산의 조망을 방해하기도..
파란 하늘이 서서히 나타나는 벌목지와 동쪽 방향을 줌으로 당겨보고..
내려서며 정상으로 올라서야 할 방향에는 송신탑과 전위봉이 바라보인다.
보라색의 붉은 작은 꽃들이 층층을 이루며 꽃을 피운 갈퀴나물 꽃..
취나물 중에서 맛이 으뜸이라는 참취도 선명한 하얀 꽃을 피웠다.
무성한 소나무 숲을 보니 벌목지 전에도 울창한 소나무 숲이었으리라..
숲 속으로 들어서자 안부인 늘앗고개에는 공전리의 갈림길이 나타난다.
능선의 경사지를 올라서며 송전탑 뒤로 넘어온 봉우리가 보인다.
산길을 가며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니 거대한 소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습하고 축축한 땅에는 고개를 내민 하얀 버섯들이 많이 보이기도..
울창한 수풀 사이로 난 오솔길의 등로에는 대문 같은 나무도 보이고..
부부 한 팀을 만나고 거대한 바위덩이로 이루어진 너덜겅이 나타난다.
너덜겅은 이끼가 자라고 물기가 있어 미끄러워 올라서기가 조심스럽다.
너덜겅을 올라서니 돌탑이 있는 울창한 숲길에서 우틀로 내려선다.
쥐똥나무 열매..
오석의 정상석이 있는 넓지 않은 정상에 도착한다.(12:05)
시랑산은 제천시 백운면과 봉양면의 경계에 자리한 해발 691m의 산으로 '울고 넘는 박달재'의 무대인
박달재가 자리한 산이다. 박달재가 천등산을 넘는 고개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 천등산을
넘는 고개는 다릿재이며 박달재는 다릿재에서 동쪽으로 20km 떨어진 시랑산을
넘고 있고 애절한 박달과 금봉의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정상의 이정표에는 모정리, 애련리와 박달재 가는 방향이 있다.
다시 왔던 길로 뒤돌아가며 거대한 바윗길 초입의 고사목을 바라보기도..
이끼가 있는 너덜겅에는 까치고들빼기가 꽃을 피울 준비를 한다.
아직도 축축한 숲 속의 땅에는 고개를 내민 많은 버섯들이 보이고..
고사목에도 멋진 무늬를 가진 버섯들이 무리를 이루며 자라고 있다.
능선의 산길을 가며 삼봉산, 십자봉, 백운산 방향의 산군들을 잡아보고..
다시 벌목지에 도착하니 파란 하늘에 가스가 많이 걷혀있는 모습이다.
동쪽에서 남동쪽 방향의 풍경..
남동 방향..
동쪽 제천 방향..
울창한 소나무와 참나무 숲을 지나 올라온 삼거리 갈림길을 지나며..
산길을 이어가니 좌측이 갈림길이 있어 단군비석으로 가는 길임을 직감한다.
내려서는 길에는 길게 밧줄이 나있지만 밧줄 잡을 정도는 아닌 듯..
국조단군대황조성령(國祖檀君大皇祖聖靈), 삼선사령영사령(三仙四靈令司靈),
백운산성화신령(白雲山聖化神靈) 국사산왕산신지령(國祠山王山神之靈) 이라고 쓰인
세 개의 비석이 노송 및 바위와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멋진 소나무가 있는 단군비석에서 내려서며 떨어진 알밤을 줍는 시간을 갖고
다시 삼거리 갈림길을 만나 가까워진 하산 길을 이어간다.
산길 주변에는 잣나무 열매가 떨어져 있지만 진액이 나와 바라보기만.
주차장에 도착하면서 '가고 싶은 산 충북 50선'을 마무리한다.(13:22)
파크텔 주차장 한켠에는 장독대와 성기의 조형물, 정자가 세워져 있다.
고려시대 김취려 장군은 1216년(고종 4년) 거란족이 침입하였을 때
박달재의 험악한 지형을 이용하여 승리를 거두었다고 한다.
충북 제천시 봉양읍 원박리와 백운면 평동리를 이어주는 빗돌이 보인다.
박달이와 금봉이의 전설을 간직하고 형상화한 목각공원을 돌아보기로..
예전에 왔었을 때는 목각이 많이 보였는데 망가졌는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박달 선비와 금봉 낭자의 애틋한 사랑의 연인상이 공원 한가운데 자리한다.
목각공원에서 바라본 ..
이층 정자에서 박달재 공원 일대와 관리소, 휴게소가 내려다 보인다.
박달재에는 박달과 금봉을 간직하고 있는데 경상도 총각 박달이 한양으로 과거시험을 보러 가던 중
길손을 맞이하는 금봉이의 순수하고 청초한 모습에 마음을 빼앗기고, 금봉이도 박달의
준수하고 늠름한 모습에 사랑을 나누게 되었고 몇 날을 머물며 금봉과 사랑을
속삭이던 박달은 과거에 급제한 후에 혼인하기로 언약하며 한양으로
떠나고 그날부터 금봉이의 간절한 기도가 시작된다.
한양에 온 박달은 과거 준비를 잊은 채 금봉이를 그리는 시를 읊다가 시험에 낙방하여
미안하고 두려운 마음에 차일피일 미루며 금봉이를 찾아오지 못한다.
금봉이는 매일 서낭신께 장원급제를 빌었으나 과거시험이 끝나고도 소식이 없자
고개를 오르내리며 박달을 기다리던 금봉은 크게 상심하여 박달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다 한을 품고 삶을 거두고 말았다.
금봉의 장례 사흘 후 되돌아온 박달은 금봉이 죽었다는 말에 땅을 치며 목놓아 울다가
언뜻 보니 고개를 오르는 금봉의 환상에 뒤쫓아 가서 금봉을 끌어안았으나
금봉의 모습은 사라지고 박달은 낭떠러지에 떨어져 죽고 말았다.
박달재의 애절한 사연을 간직한 박달과 금봉의 전설을 느끼며 목굴암으로..
목굴암에 들려보는데 목굴암은 성각스님이 만든 1인 법당으로 둘레가 8m, 높이가 6.5m로
천년 된 느티나무 고사목 내부에 부처님을 조각해 한 사람이 들어가 참배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으로 성각스님이 3년 2개월에 걸쳐 만들었다고 한다.
목굴암 옆에는 느티나무 고사목에 오백나한을 조각한 오백나한전이 있다.
오백나한의 조각을 보고 누렇게 변해가는 들녘을 보며 집으로 애마를 몰아간다.
'가고 싶은 산 충북 50선'에는 속리산, 소백산, 월악산의 국립공원을 비롯하여 민주지산, 천태산, 금수산 등
충북의 50대 명산이 포함되어 있으며 미답지의 산을 돌아보며 시랑산을 끝으로 마무리를 한다.
시랑산은 널리 알려진 산은 아니지만 유명한 박달재가 있고 정작 천등산은 50대 명산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하였다. 박달과 금봉의 전설을 간직하였고 거란군과 몽고군을
물리친 역사의 현장이기도 한 박달재, 시랑산에서 발자취를 남긴다.
산행코스 : 박달재-송전탑1-늘앗고개-송전탑2-너덜겅-정상-너덜겅-단군비석-박달재
( 2시간 38분 / 4.82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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