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오대산 대간보충에 이어 오늘은 설악산 대간보충산행이다.
설악산은 부러 날씨가 좋은날 보충산행일을 잡을려 했는데
예보를 보니 날씨는 구름이 조금있는 날이라 한다.
산행을 결정하고 퇴근 후 부랴부랴 배낭을 꾸린다.
잠시 눈을 붙인 뒤 00:30에 일어나 01:20에 집을 나선다.
영동고속도로를 달려 강릉휴게소에 들리니 우동외에는 요기할 메뉴가 없다.
따뜻한 우동 한그릇을 비우고 동해고속도로의 종점인 하조대TG를 나와 한계령으로 간다.
도로에는 차가 별로 없이 한산했는데 한계령주변 도로에는 세워논 차들로 가득하다.
참 부지런한 산님들이다. 한쪽에 차를 주차 시킨 뒤 헤드랜턴을 켜고
계단에 올라서니 설치된 전자시계가 03:52을 가르킨다.
오랜만에 오르는 한계령등로가 어듬속에 하산길로 이어져
제대로 가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인데 설치된 계단을 치고 오르니 삼거리가 나온다. (05:15)
서울에서 온 산님과 함께 동행이 되어 너덜길의 능선을 이어간다.
한 무리의 산악회를 앞서가다보니 어느덧 혼자 걷고 있었다.
시야가 터진 곳에서 구름에 쌓인 귀떼기청봉이 보인다.
용아와 공룡능선도 멋진 풍경을 자아낸다.
점봉산
만물상으로 기어 오르며 악전고투 했던 곳
등로를 가는 중에 한줄기 비가 뿌린다.
영서지방은 맑음이지만 영동지방은 한때 비가 예상된다고 했는데
바닷가 영동지방에 가까운가 보다. 저으기 실망되는 부분이다.
카메라를 배낭에 넣으며 날이 좋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외설악의 운해
넘실되는 구름이 귀떼기청봉의 서북능선을 타고 넘는다.
왼쪽으로 주걱봉과 점봉산이 조망되고...
경사지를 힘껏 올려치니 1,610m의 끝청이다.
시원하게 터진 경치와 구름의 춤사위를 한껏 즐긴다.
다시 길을 재촉하며 걸으니 중청을 지나 중청대피소가 보인다.
비는 오락가락하고 안개는 풍경을 지워버리기도 하지만
기다리다 보면 설악의 멋진 모습을 드러낸다.
대간길의 대청봉을 들린뒤 이곳 소청봉 갈림길로 내려선다.
원래의 대간길이 대청봉에서 죽음의 계곡으로 빠지는 곳인데 현재는 산행금지 구역이라
요즘은 이곳 소청봉의 등로를 이용한다. 대청봉을 만나러 가보기로 한다.
대청봉 도착 08:14
설악산 대청봉은 바다건너 한라산 빼고 지리산 천왕봉에 이어 남한에서 2번째로 높은봉이다.
정상은 많은 사람들로 가득하고 대청봉과 함께 할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있어
멀리서나마 정상석을 찍어 본다.
다시 중청대피소로...
올라갈때는 개었다가 하산시에는 안개로 가득하고 이내 걷히기도 한다.
대청봉까지 4시간이 넘게 걸렸다. 이는 풍경에 취하고 사진을 찍다보니 예정보다 지체된거 같다.
오늘 산행은 설악을 한껏 즐기기로 한 산행인지라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기로 한다. 단지 아쉬운건 날씨...
희운각으로 하산중에 한줄기 비가 쏟아진다.
올라오는 산님에게 아래쪽 날씨를 물어보니 올라오는 내내 비가 왔단다.
내려가는 중에도 멋진 풍경은 드믄드믄 모습을 나타낸다.
배낭커버를 벗기고 카메라 꺼내기 바쁘다.
웅장함을 드러내는 공룡능선
나한봉, 1275봉, 범봉, 신선봉이 조망된다.
1275봉과 범봉이 구름과 함께한다.
어느 산님의 풍경에 취해있는 모습에 살짝 카메라에 담는다.
희운각 대피소 도착 09:46
비가 와서인지 마른 계곡에 물이 흐르고 이곳도 설악을 찾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희운각 대피소에는 부상당한 사람을 실어나를 수 있는 데크를 설치해 놓았는데
마침 다리에 부상당한 아주머니를 실어 나르려 헬기가 하늘에서 대기중인 것을 볼 수 있었다.
무너미 고개 09:55
이제 공룡능선 들머리에 접어든다.
공룡은 3번째 발걸음으로 무너미에서 출발하기로는 처음이다.
신선봉 10:22
날이 개이는지 파란하늘이 보이고 뭉게구름이 멋들어지게 등장하였다.
이곳은 내설악이 조망되는 곳으로 중청과 대청봉이 지척에 보인다.
공룡능선의 풍경을 바라보며 배꼽시계에 의한 끼니를 든다.
비록 물에 밥말아먹는 단촐한 식사지만 빼어난 풍경이 보이는 이런 호사스런 곳이 어디에 있는지...
뒤 돌아 본 신선봉
공룡능선의 지존 1275봉
아래쪽 샘터에는 비온 뒤라 물이 철철 흘러내린다. 물은 2L 가져왔는데 아직 여유가 있어 지나친다.
높게 보이는 두 암봉사이를 넘기까지의 등로가 등산의 맛을 깨우쳐준다.
울산바위와 동해바다
1275봉 12:00
대청봉에서 볼때는 아래쪽 낮은산으로 보였는데 그래도 1,275m로 낮은 봉우리가 아니네...
앞으로 보이는 나한봉과 멀리 보이는 마등봉
너덜겅이 이렇게 생기는가 보다...
저 암봉이 무너져 내리면 설악에 많이 존재하는 그런 너덜이 되는가 보다.
깊이 2m가 넘고 냉장고 크기만한 황철봉의 너덜겅이 생각난다.
공룡능선 뒤로 화채봉이 보인다.
들리는 얘기로는 화채능선도 개방될 날이 머지 않은 듯한데 공룡능선은 그러면...
세존봉과 속초시내전경
마등봉과 백두대간
마등령은 중간쯤에 위치한다.
마등령 13:37
공룡능선이 날머리이자 하산길
돌로된 등로에 발바닥과 무릅의 피로가 더해진다.
아직 하산길은 3시간은 더 가야 할터인데 새로 신은 등산화의 무게가 발에 더해진다.
그간 대간산행을 하며 온갖 정이 다들은 아쿠등산화가 오대산에서 젖어 채 마르지 않아
다른 새 등산화를 신었는데 밑창은 자랑할만하게 미끄러짐이 없었으나
신발의 무게가 착화했음에도 묵직하여 등로의 돌길까지 더하여
발에 부담을 가중시킨 결과를 보게되었다.
하산중에 본 공룡능선과 대청봉, 화채능선
암벽 타는 꾼들로 인해 더불어 스릴감을 느끼게 해준다.
비선대 15:24
바위꾼들이 암벽을 즐기는 모습을 눈요기하고 금강굴로 오르내리는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예전에는 이곳에서 족탕도 하며 쉴 수 있었으나 이제는 공원구역내의 계곡물은
속초시민의 상수원이라 즐길 수 없다.
설악동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해맞이 공원에서 하차하여 다시 한계령 경유 시외버스를
이용하니 한계령에서 차를 회수하는데 불과 5,600원만 지출되었다.
시내와 시외버스는 수시로 있어 기다리는 시간도 없었다.
한계령에서 차 회수하는 분들 참고하시길...
오늘 산행은 뜻밖에 비까지 내려 우려가 되었는데
공룡능선에 들때 날이 개어 화창한 풍경을 만끽한 산행이었다.
단풍철 전초기에 있는 설악산에는 주말을 이용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아직 단풍의 색깔이 들지 않았지만 이곳 단풍은 유명하여 등로가 정체되는 경우까지 생긴다.
이제 백두대간의 빠진 구간은 다 보충이 되어 홀가분한 기분으로 지리산에서 대미를 맞을것 같다.
지리산 구간이 끝난뒤 남겨논 화령재 신의터재 10km구간은 아내와 함께 백두대간의
추억을 얘기하며 홀가분하게 걷는 자리가 될 것이다.
코스 : 한계령-끝청-중청-대청봉-소청-희운각-무너미고개-1275봉-마등령-비선대-설악동
산행거리 : 15.23km (설악동 접속로 6.5km 미포함)
머문시간 : 9시간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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